일상에서

바다에서

유월의향기 2012. 9. 5. 15:28

2012. 9. 1.

 

 

 

 

먹먹한 가슴을 안고 바다로 나선다.

차도를 지나

굵은 모래와 풀섶을 건너니 희고 고운 모래를 만난다.

 

고운 모래 위를 걷던 나는 

당연하다는 듯,  

신고 있던 신과 양말을 벗어 든다.

그곳에선 그래야 한다는 듯한 내 안의 소리를 들었던 걸까..

어느새 다른 것들은 잊혀지고,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만이 잠자던 내 모든 감각을 깨어 나게 한다.

 

쏴~아 .... 

철썩~~!!

바다를 타고 온 파도는 하얀 구릉을 만들고는 부서져서 거품이 되어 뭍으로 오른다.

때론 발끝을 간지럽히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오금까지 걷어부친 바지 아랫도리를 적시기도 하면서... 

바다는 물가에 홀로 나온 여인을 희롱한다.

 

울퉁불퉁 선 바위를 세차게 때리는 파도

순식간에 흰 포말이 되어 부서진다.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되어지는 모습들을

한참이나 서서 보라보다 사람들이 적은 북쪽 해안을 따라 걷는다.

 

 

내 안에 다른 내가 있어 즐거워한다.

저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콩콩거림은 유년기에 느꼈음직한 놀이에 대한 희열.

파도와 함께 춤춘다.

삼포의 바다에서 추억을 꿈꾼다.

 

물안개 피어 있던 해안에

낮게 깔려있던 구름이 작은 물방울이 되어 한방울, 두방울 비가 되어 내린다.

바다와의 깊은 만남을 뒤로 하고 걸음을 돌려 숙소로 향한다. 

 

내일 아침.. 

일출은 없겠다.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계신 곳...  (0) 2012.10.23
싸이공연-시청광장  (0) 2012.10.05
아..아..;;!!  (0) 2012.07.11
엉겅퀴꽃  (0) 2012.06.29
이문세 공연  (0) 201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