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엔
벌써 봄이 무르익었다.
현풍휴게소에서
중부엔 비가 부슬부슬 내렸으나 남쪽으로 갈수록 하늘도 개이고 햇살이 좋은 날이다.
차도 쉬어야겠지만 내 속내는 다른 곳에 있었다. 달리면서 보이던 노오란 개나리 꽃무리들을 혹여나 볼 수 있을까해서였는데....
들어간 현풍휴게소에선 개나리꽃무리는 눈에 띄질 않는다.. 아쉬워 하고 있을때, 휴게소 뒤켠에 핀 하얀목련이 보였다.
매화도 보이고~^^
막상 가까이 갔을 때에는
다들 쉬이 보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
목련은 너무 높아 겨우 뒤태만 보았고,
매화는 다 지고 .. 겨우 남아 반기는 한두송이의 꽃들을 보는 것으로...
깨끗해진 하늘을 향한 목련이 청초하다.
고고하고 순결한 그녀는 누군가의 손길이 닿는 것을 거부한다.
손 닿지 않을 곳에 피어 더 먼하늘을 향한 목련..
땅을 딛은 나는 고개들어 올려다 보기만 한다.
휴게소 뒤편의 산책로 보도블럭 사이에서 자라, 활짝 피어난 제비꽃~
매화는 지고.... 겨우 그 끝자락에서 가는 걸음을 잡아본다.
휴게소 뒤쪽으로 꽃들이 보인다. 나의 발걺음은 절로 그 꽃들에로 향하고...
서울에선 아직 볼 수 없는 것들이기에.
가서보니 매화는 이미 낙화되어 바람에 날리고, 더러는 바닥에 그 흔적들을 남길뿐..
가지에 얼마남지 않은 꽃들이 뒤에 찾은 이들에게
여기 매화꽃이 피었고 벌써 떠날때가 되었음에 아직 못 갔노라 말한다.
매화를 따라 나섰다가 뜻밖에 뒤로 보이는 풍경.
물이 흐르고.. 강가의 고택.
그 곳에서 수줍은 봄아씨 같이 고운 분홍빛 꽃이 나무 가득하다.
그런데
그 앞을 가로막은 철망 울타리와 나무울타리들..... 더 이상 다가갈수 없어보이고....
보일듯 보이지 않는 .. 오늘 처음 만난 낮선 댁에 대한 그리움에 서성인다.
그것은 아마도 그 집에 어울리는 분홍빙 가득한 오래된 나무 한그루에서 시작된다.
어느집의 가옥일까?.... 고택과 세월을 함께 했을 듯한 살구나무?
분홍빛 꽃이 곱게도 피어 숫한 나그네의 눈길을 붙잡았을...
나 역시도 먼 걸음에 그저 바라볼 뿐...
유유히 흐르는 강과 오랜 기와집 그리고 그 집의 세월을 말하는 듯한...
어릴적 우리집 울타리에도 커다란 살구나무가 두그루 있었다.
살구가 익어갈 무렵
나는 그 나무 올라가고 싶어 했다.
그리곤 두근두근 설렘과 함께 나무와의 만남도..
바람부는 날엔 나무 아래 떨어진 크고 노오란 살구를 옷자락을 벌려 한 가득 주워 담기도 했었지..
그 때가 어슴프레 떠오른건지도...
여기까지다...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나목들 뒤로 보이던 샛강과 봄을 일구는 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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