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3.
능암의 폐교된 교정에서...
괴산의 양곡지 못지 않게 화사하고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은행나무를 만나 그 향기를 만끽하는 행운을 누린다.
충주를 다녀오면서
길거리에서 한두그루 뜨문뜨문 보이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며
작년 괴산 양곡지의 노오란 은행나무길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가고 싶은데...
그러나 보고 싶은 맘만 가지고 아래로 내려가기엔 오는 길까지 생각하면 짧지 않은 길이다.
맘 접고 덕소로 향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우리의 산과 들을 보자며 국도길을 선택하고 오르는 길..
어느 마을에 이르러
길가에 심어진 만발한 국화꽃에 시선을 두고 지나는데
이어 눈 앞엔 노오란 빛깔 고운 은행나무 가로수가 늘어서 있으니~~~ ^^
그래서 차 세우고.....
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폐교가 되어 학교명도 떼어진 교문을 들어섰을 때...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0^
내친 김에 국화꽃길까지~
빛나는 보석도,
명품백도 욕심나지 않더만,
저 꽃들을 보니 한뿌리 캐어 내 집 앞에 두고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차마, 할 일이 아니라서 그리하지는 못하고...
눈에,
가슴에 가득 담고 돌아선다.
주행하던 길 좌측에 서 있던 은행나무들~
이길은 시작에 불과했다 (14:35)
국화꽃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앞서 간 언니들을 뒤쫒아 폐교로 들어섰을 때...
아...!
그곳엔 또 다른 멋진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으니~~~
낙엽되어 떨이진 수 많은 은행잎들~
카핏을 깔아 놓은듯 두텁게 쌓여 있으매 그 위에 누웠으면...
그러기엔 저 고운 잎새들이 흐트러질까 하니
그냥 돌아선다.
폐교된 교정 한쪽엔 오랜 소나무와 더불어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이 학교의 역사를 가늠케 한다.
오랜 역사의 교육현장이 이렇게 주인(학생)없는 빈 집이 되어 있음에
아쉬움과 쓸쓸함에 이어 이 아름다운 교정, 학교가 사라지니
졸업생은 물론이겠거니와
길 가던 나그네 조차도 안타깝다 한다.